책갈피 2019년 12월의 추천 인성도서

관계 안에서 나의 진짜 모습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책

너에게는 나쁜 친구, 나에게는 좋은 친구

- 책갈피 도서선정위원 권일한(삼척 미로초등학교 교사)

여학생과 남학생은 친구를 대하는 모습이 다릅니다. 초등학교 1학년도 성별에 따라 행동이 다릅니다. 5학년쯤 되면 차이가 뚜렷해지고, 중학생이 되면 친구 관계 모습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남교사는 여학생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고, 여교사는 남학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는 여학생들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다현이는 단짝 솔이와 함께 아람이네 모임에 낍니다. 다섯 명이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친구라면 서로 마음 편히 대해야 하지만 다현이는 자주 불편합니다. 아람이는 너무 강하고, 다현이에게 자꾸 부탁합니다. 친구끼리 들어줄 만한 부탁이지만,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때 은따를 당했기 때문에 다시 따돌림을 받을지 몰라 불안합니다. 그래서 거절하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합니다. 자신의 음악 취향도 말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싫어할까봐!!

아람이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만 다현이는 ‘이렇게 말하면 오해하지 않을까?’ 하며 말을 아낍니다. 친구가 한 말이 이런 뜻일까, 저런 뜻일까 고민합니다. 그러다가 아람이네가 싫어하는 아이(은유)와 모둠활동을 하게 됩니다. 정말 싫어하는 아이와! 보고서를 대충 쓰면 되겠지만 다현이네 모둠에는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게다가 보고서 주제가 다현이 마음에 듭니다.

아람이와 친구들에게 들은 은유는 나쁜 친구입니다. 그런데 모둠활동을 하면서 직접 만나보니 다릅니다. 모둠활동을 하면 할수록 은유가 아람이 무리보다 나아 보입니다. 남학생이라면 ‘뭐 이런 일로 고민해?’ 하겠지만 여학생에겐 정말 정말 큰 문제입니다. 다현이는 계속 고민합니다.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합니다. 다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친구로 갈아탈까요? 그럼 은따가 아니라 왕따가 되지 않을까요?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는 여학생들의 관계와 심리를 잘 나타냈습니다. 말이 관계를 결정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좋은 친구, 나쁜 친구로 나누는 게 어떤 건지 보여줍니다. 또한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으며, 상대의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에 오해한다는 평범하지만 귀한 진리를 보여줍니다.

참고로, 분노 폭발하는 남학생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난 밥 먹다가도 화가 난다』를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