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람 인성도서

나의 아름다운 이웃

저자박완서

출판사작가정신

출간일2019년 1월 30일

도서 추천사

책갈피 2019년 3월의 추천 인성도서

 

세대 간의 소통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책

그때 그 시절의 우리, 그리고 지금의 우리

 

- 책갈피 도서선정위원 허병두(사단법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이사장)

 


아이들을 키우느라 나이 마흔에야 등단한 늦깎이 소설가입니다. 이후 여든 살에 돌아가실 때까지 꼬박 40년 동안 불꽃 같이 열심히 훌륭한 작품을 썼습니다. 간간히 쓰는 수필도 늘 최고로 손꼽혔습니다. 우리 문학과 작가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둔다면 금세 떠오르는 주인공, 바로 2011년에 돌아가신 작가 박완서님이세요.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박완서님이 쓰신 48편의 글을 담은 책입니다. 소설보다 짧은 소설, 바로 꽁트 모음입니다. 뛰어난 이야기꾼답게 박완서님의 꽁트 또한 장편 소설을 발표하는 틈틈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완성도를 보여 줍니다. 장편 소설의 매력에 아직 빠져들지 못했다거나, 아예 문학이라는 언어 예술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면 이 작품집을 읽어 보면 좋을 것입니다. 마음 통하는 작가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박완서님의 글은 그 분의 따님이자 역시 소설가인 호원숙님의 표현대로 “천장에 일렁이던 석유난로의 따뜻한 불빛 그림자” 같습니다. 천장은 머리 위에 있는 곳입니다. 천장은 손이 닿지는 못하지만 조금만 애를 써서 발돋움을 하거나 박차 오르면 손이 닿기도 하는 곳입니다. 별과 달과 해와 같은 방향에 있지만 손에 언뜻 닿을 수 있는 높이에 있는 곳입니다. 별과 달과 해가 머리 위에서 이상처럼 빛나지만 너무나 멀어서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실내에서 가장 높은 곳인 천정에 비치는 불빛 그림자는 언제나 우리가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미 따뜻한 기운으로 온몸으로 느껴지게 만들면서요. 

 

그렇습니다. 박완서님의 글은 어떤 주제나 현상, 인물을 소리 높여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은근하면서도 언제나 계속 일렁이는 불빛 그림자 같이 머리 위에서 깨우쳐주면서 가슴 깊이 따뜻한 온기로 다가옵니다. 

 

박완서님의 글은 석유난로처럼 어쩌면 여러분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상처럼 다가올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열기를 뿜어내다가 갑작스럽게 꺼지며 식는 난방기구와 달리, 은근하면서도 부드럽게 여러분을 감싸줄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답답할 수도 있고, 좀처럼 확 다가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덤덤하게 읽다가 보면 어느새 뜨거운 무엇인가가 확 치밀어 올 것입니다. 

 

이 꽁트집을 읽다가 보면 박완서님이 보는 1970년대 무렵의 우리 사회와 지금의 우리 현실이 놀랍도록 닮아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작가가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집장사들이 지어놓은 판박이 같이 똑같은 단독주택들을 보면서 답답해합니다. 너나없이 금전만능의 사고로 빠져드는 안타까운 모습에 대해 개탄합니다. 지금 보면 낭만적이라 할 정도로 소박한 산업화 초기의 ‘타락한 현실’이지만, 당대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다가오는 쓰나미였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쓰나미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경고음을 울려줍니다.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은근하고 강력하게요. 

 

그런가 하면 그 시대와 요즘 시대가 얼마나 다른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도 아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전업주부에서 겸업 작가가 된 박완서님이 당시의 남녀 불평등에 대해 은근하면서도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잘 보입니다. 지금의 우리 눈으로 보면 황당할 정도인 남녀 불평등의 시대에서 그래도 이만큼 오게 된 데에는 박완서님 같은 작가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하였던 것입니다. 

 

분명하면서도 부드럽게 우리들의 눈과 가슴을 일렁이게 만드는 박완서님의 글을 만나 보세요. 이 책과 함께 박완서님을 추모하는 책도 함께 나왔으니 같이 읽어보세요. {멜랑콜리/해피엔딩}(강화길 외 작가 28인, 작가정신). 존경하는 작가 박완서님을 오마쥬(공개적으로 밝히고 모방하기)하는 후배 작가들의 작품 모음입니다. 후배 작가들에 의해 이런 정도의 찬사가 덧붙는 작가와 작품은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나의 것, 활자는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해준 분, 소녀 시절의 꿈과 희망을 오롯이 환기하는 분.”(작가 박민정)

 

“그녀는 쥐보다 비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도시의 인간들을 누구보다 사랑했다.”(작가 김사과)

 

“막막하고 두려워 숨이 턱 막히기도 합니다. 그럴 때 선생님의 문장들을 손끝으로 짚어가며 읽습니다. 저에게 의식 같은 일입니다.”(작가 조남주)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멜랑콜리 해피엔딩(강화길 외, 작가정신)

 

강화길, 권지예, 손보미, 백수린, 조남주...한국을 대표하는 29인의 소설가들이 써내려간 짧은 이야기 모음집 '멜랑콜리 해피엔딩'은 박완서 작가 8주기를 추모하고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박완서 작가의 꽁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에 대한 후배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답가를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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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soo6477 19/03/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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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안들어와봤음 몰랐을 좋은 책이네요
  • 정현석 19/03/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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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의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아직 못봤는데, 소개글만 봐도 한번 찾아보고 싶은 도서군요. 은근하면서도 언제나 계속 일렁이는 불빛 그림자 같이 머리 위에서 깨우쳐주면서 가슴 깊이 따뜻한 온기 저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이번 주말 도서관에서 찾아볼께요.
  • 임선화 19/03/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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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님의 책 읽은적 있어요. 이 책 아직 못읽어봤는데, 어떤 느낌일지 알겠네요. '그녀는 쥐보다 비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도시의 인간들을 누구보다 사랑했다' 이 표현 너무 알것 같아요. 어떤 입장이든 상황이든 계속 일렁이는 불빛 그림자같이 따뜻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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