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람 인성도서

라면은 멋있다

저자공선옥

출판사창비

출간일2017년 7월 10일

도서 추천사

책갈피 2019년 6월의 추천 인성도서

 

지금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질 때 읽기 좋은 책

진실하고 풋풋한 사랑의 매개체, 라면은 멋있다!

 

- 책갈피 도서선정위원 정순미(서울시 경인고등학교 교감)

 

 

‘라면은 있다’ 

 

어? ‘라면은 맛있다’의 오타가 아닐까? 라는 생각과 함께 호기심에 이끌려 집어든 공선옥 작가의 소설. 그렇게 저는 ‘라면은 멋있다’를 30분도 안 걸려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라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선생님들 또한 학생들만큼이나 라면을 엄청 좋아합니다. 언제나 분식집에 가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꼬들꼬들한 라면의 유혹에 결국 무너지고 말아요. 계란라면, 떡라면, 만두라면, 치즈라면은 물론 여름이 다가오면 비빔라면,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에서 파는 고급진 전복해물라면에 이르기까지...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갑니다.

 

주인공 민수는 가난이 부끄러웠습니다. 여자친구 진희가 자신과 헤어진 진짜 이유는, 자신의 집이 가난해서 생일 선물을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새로운 여자친구 ‘연주’에게는 아파트에 사는 부잣집 아들인 척 합니다.

 

여러분도 아마, 사춘기의 열등감으로 자신도 모르게 돈이 없으면서도 있는 척! 모르면서도 아는 척! 허세를 부린 적이 있을 거예요. 주인공 민수는 부잣집 아이가 소박하게 ‘라면’을 좋아하는 것쯤으로 스스로를 포장하지요. 연주에게 “그래, 그럼 우리 라면 먹으러 갈까? 오늘같이 추운 날, 라면 좋잖아?”라며 허세를 부리는 장면은 그저 웃어넘기기 어렵습니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에도 배불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난한 학생들의 만찬이니까요. 저는 이 장면에서 작가의 표현처럼 갈비뼈 밑에서 ‘찌잉찌잉’하고 버저 울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민수네는 고3인 누나의 대학 합격 소식에 들뜨지만, 등록금 걱정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한창 공부할 시기인 민수만 해도 학원은커녕 독서실조차도 마음껏 다니기 어려운 형편이거든요. 민수 부모님은 치킨 집을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고, 결국 엄마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아버지는 트럭 행상에서 옷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주네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밧줄을 몸에 묶고, 높은 건물에 간판을 다는 위험한 일을 하지만 해가 갈수록 살림살이가 어려워진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돈이 없어서 대학을 못가고, 돈이 없어서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민수의 누나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장례식장 식당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민수는 그런 누나를 바라보며, 고된 일때문인지 누나가 마치 한꺼번에 나이를 먹어 버린 사람처럼 보인다며 갈비뼈 밑에서 ‘찌잉’ 버저가 울렸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아마, 갈비뼈 밑에서 ‘찌잉, 찌잉’ 버저 울리는 소리가 들렸던 순간들이 분명 있었을 거예요.

 

라면은 역시 추울 때 먹어야 제 맛이고, 

갈비뼈 밑에서 찌잉 찌잉, 버저 울리는 소리가 나는 

저녁의 라면은.....멋있다.

 

공선옥 작가가 가난한 사춘기 청소년인 민수와 연주에게 따뜻한 공간으로 분식집을, 배고픔을 달래는 음식으로 라면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라면’은 민수와 연주가 데이트를 하는 동안 가장 적은 돈으로 최대치의 행복을 살 수 있는, 주인공들의 궁핍한 상황을 상징하는 음식입니다. 

 

맛있는 라면을 왜 멋있다고 하는지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여러분,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면서 눈을 감고 생각해보세요. 아마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 안에서 생겨난 답들이 살며시 떠오를 것입니다.

 

“라면은 멋있다, 왜냐하면 라면은 (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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