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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행복한 삶의 지름길-심리적 회복탄력성

추병완(춘천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 경로에서 일상의 성가신 사건부터 중대한 생활 사건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한다. 아무런 위험이나 스트레스 없이 평생 동안 순조롭고 평탄한 삶을 산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자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 청소년은 학교에서의 성적, 가정환경, 친구 관계 등 여러 경로로부터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어떤 학생은 자신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관하여 자살 생각을 하지만, 어떤 학생은 갑작스러운 부모의 이혼과 같은 심각한 도전이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학생은 성적이 떨어진 것을 비관하여 자신을 학대하는 위험 행동에 관여하지만, 어떤 학생은 훌훌 털고 일어나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공부에 투자한다. 어떤 학생은 불의의 사고로 인한 장애에 직면하여 자포자기 상태가 되지만, 어떤 학생은 장애를 딛고 일어서 장차 장애인 운동선수가 되고자 구슬땀을 흘리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역경이나 도전을 잘 견뎌내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잘 적응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가 바로 심리적 회복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이다.

 

회복탄력성이라는 용어는 많은 사람에게 매우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라틴어의 resiliens에서 유래한 영어의 resilience는 원래 물체의 신축적인 또는 유연한 성질을 일컫는데 사용되었다. 이 용어는 주로 금속이 늘어나 있거나 압축된 상태에서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성질이나 능력을 의미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심리학과 정신건강 분야에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라는 용어는 질병ㆍ변화ㆍ불행으로부터 신속하게 회복하는 심리적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극심한 스트레스나 파괴적인 변화에 직면하여 성공적인 적응이라는 좋은 결과를 보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회복탄력적인 사람은 스트레스와 역경에 저항하고, 변화와 불확실성에 긍정적으로 적응하며, 트라우마 사건이나 상황으로부터 신속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춘 사람이다. 특히 오늘날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우리의 신체적ㆍ정신적 건강과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용어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기에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우리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 중의 하나인 셈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유념할 사항이 있다.

 

첫째,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타고난 또는 고정된 개인의 성품 특질이 아니라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개인, 그의 과거 경험, 현재의 생활 맥락 간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하나의 역동적인 과정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정적이고 고정된 개인의 심리적 특질이 아니다. 만약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개인의 타고난 성품 특질이라면,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증진하기 위한 후천적인 노력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선천적으로 회복탄력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일상생활에서 연습과 훈련을 통해 누구든지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일상의 마법’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우리가 훈련과 연습을 통해 얼마든지 단련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에 비유한다.

 

둘째, 어떤 사람이 높은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삶의 모든 영역을 가로질러 일관되게 회복탄력성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어떤 학생이 학업에서는 높은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으나,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중학교 때는 학업에서 회복탄력성이 좋았지만, 고등학교 때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듯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맥락, 시간, 연령, 젠더, 문화적 기원뿐만 아니라 개인 내적으로도 상이한 삶의 상황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다차원적인 특성이다.

 

셋째,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갖춘 사람은 위기나 역경에 독불장군처럼 홀로 맞서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신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뻗칠 수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위기에 처한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안전하고 튼튼한 사회적인 지지 세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일수록 대개의 경우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연습과 훈련을 통해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손쉽게 기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서는 연구를 통해 입증된 그리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기술 위주로 제시하고자 한다.

 

 

 

 

#긍정 정서를 음미하기

스트레스나 역경에 직면하여 긍정 정서를 활성화하는 것은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사랑, 기쁨, 감사, 희망, 만족, 흥미, 재미, 평온, 자부심, 경외 등과 같은 긍정 정서를 자주 경험하는 것은 고통의 와중에서도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효과를 완화하거나 감소시킴으로써 우리에게 많은 이득을 준다.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로부터 긍정 정서를 불러올 수 있다.

3가지 좋은 일(three good things) 생각하기는 과거로부터 긍정 정서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것은 매일 잠들기 직전에 오늘 하루 자신에게 발생한 기분 좋았던 일 3가지를 떠올리고, 왜 그런 일이 자신에게 생겼는지 그리고 그런 일이 또 생기려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보는 순간 긍정 정서가 활성화되는 것을 가까이 두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배경 화면, 공부방 책상, 책이나 공책 등에 자신이 보는 순간 긍정 정서가 생기는 사진, 글귀, 물품을 두는 것은 우리가 긍정 정서를 쉽게 음미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마음 챙김(mindfulness) 사진 찍기는 현재에 초점을 맞춘 긍정 정서의 활성화 방법이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전에 소위 인증 사진을 찍는 것은 현재 순간에서 긍정 정서를 활성화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서두르지 않고,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게 하고, 자신이 찍을 수 있는 최상의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현재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며 긍정 정서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상의 가능한 자아(best possible selves)를 생각하기는 미래의 긍정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5년 후 또는 10년 후 실제로 최상의 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긍정 정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또 다른 방법은 결핍의 이득(the benefits of scarcity)을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부족할 때 우리는 그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기 마련이다. 단순하고 일상적인 활동에 어떤 결핍이나 부족을 첨가하는 것은 우리가 그 경험을 특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을 도와준다. 이를테면, 누구나 매일 먹는 밥이지만, 그리고 학교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지만, 이것이 이 세상에서 내가 먹는 마지막 밥, 이것이 이 친구와 지내는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게 결핍의 이득을 가져다준다.

 

#낙관적 설명 양식

낙관성은 행복, 건강, 성취 등과 많은 상관성이 있기에 흔히 벨크로 구인(Velcro construct)이라고 불린다. 설명 양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전의 긍정적, 부정적 사건의 원인과 영향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연습을 통해 낙관적인 설명 양식을 배울 수 있는데, 이를 일컬어 ‘학습된 낙관성’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정적 사건에 대한 설명 양식이 긍정적 사건에 대한 설명 양식보다 더 중요하다. 낙관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사건을 외적이고, 불안정하고, 국소적인 원인으로 돌려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시험을 망친 경우를 생각해보자.

#낙관주의자의 경우

  - 그 사건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다른 것에 의해(외적인: 선생님이 너무 어려운 문제를 많이 내셨다.)

  - 계속되지는 않을 것에 의해(불안정한: 이번 시험이 다음 번 시험에도 똑같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 이 상황에만 국한된 것에 의해(국소적인: 시험은 못 보았어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사이가 너무 좋다.) 일어났다고 본다.

즉, 낙관주의자는 불안정하고 외적이며(자존감을 손상시키지 않는), 특수적인(상황에 따라 바뀌는) 설명 양식을 채택한다. 그러나 비관주의자는 부정적인 사건을 내적이고, 안정적이고, 전반적인 원인으로 여겨 설명한다.

 

#비관주의자의 경우

  - 그 사건은 자신 때문에(내적인: 내 실력은 이것 밖에 안 된다.)

  - 만성적인 어떤 것에 의해(안정적인: 다음 번 시험도 마찬가지겠지.)

  - 혹은 널리 퍼져서 다른 상황에도 영향을 주는 것(전반적인: 모든 면에서 난 실패자가 되겠지.)에 의해 일어났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위기 상황이나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낙관적인 설명 양식을 적절하게 채택하는 것은 우리가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또는 과도하게 맹목적인 낙관성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위험을 평균 이하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유연한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낙관적 설명 양식을 활용해야 한다.

 

유머를 활용하기

유머는 자신의 기대와는 부조리한 어떤 것을 알아차리는 것을 포함하고, 유쾌한 감정으로 결말이 나는 긍정적인 정서 반응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부정적인 정서 경험에 대처할 때 유머를 빈번하게 활용하는 행복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긍정 정서와 연합된 유머를 활용하여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은 회복탄력적인 사람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관점을 복원하며, 타인과 계속 관계함으로서 긍정적인 사회적 지지와 지원 네트워크를 유지하게 해 준다. 그러므로 위기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머를 생성하거나 활용하는 것은 심리적 회복탄력성의 발휘에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웃음거리를 찾는 것이 유익하다. 또한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므로 친한 친구들과 유머를 공유할수록 긍정 정서의 힘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의미 만들기

인간은 의미를 만드는 유일한 존재다. 삶의 의미는 내재적인 인간의 동기일 뿐만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변화하는 삶의 상황에서 행복과 성공적인 적응에 필수적인 것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갖춘 사람은 부정적인 사건이나 역경에서도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 의미 만들기 방식 중 가장 손쉬운 것이 바로 긍정적 재해석이다. 긍정적 재해석은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황이나 사건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을 하다가 왼손을 다쳤을 경우, 양손을 모두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긍정적인 재해석의 전형적인 사례다. 긍정적 재해석에 능통한 사람은 자신의 실패에 직면하여 그래도 무언가 배운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그리고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해석한다.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생활 기술을 자주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은 우리가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이제 우리의 실천만이 남은 셈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우리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끄는 심리적 자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