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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언택트 시대의 진화하는 사이버폭력, 이대로 괜찮은가?

전종설(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학교폭력 피해 경험에 대한 폭로로 연일 매스컴이 시끄러운 요즘이다. 최근 경험부터 길게는 수십 년이 이미 지나갔지만 학창 시절의 아픈 기억은 여전히 많은 이들을 괴롭고 아프게 한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성장기 뿐 아니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최악의 경우 극단적 선택에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학교폭력은 최근 들어 스마트폰과 모바일 메신저, SNS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폭력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수업으로 학교생활뿐 아니라 다양한 또래관계들이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면서 사이버폭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이버폭력(cyberbullying)이란 메일, 메신저, SNS, 휴대전화,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인을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로 모두 폭력을 포함한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사이버폭력을 사이버(인터넷, 휴대전화 등) 공간에서 언어, 영상 등을 통해 타인에게 피해 혹은 불쾌감을 주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으며, 사이버 언어폭력,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스토킹, 사이버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사이버 따돌림, 사이버 갈취, 사이버 강요로 사이버폭력의 8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 밖에도 피해 학생을 단체 대화방에 초대해 욕설을 퍼붓는 '떼카', 대화방을 나가면 계속 초대하는 '카톡 감옥', 피해 학생만 남겨두고 모두 대화방을 나가버리는 '방폭', 대화방에서 모두가 피해학생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행위인 카톡유령’, 실명은 거론하지 않지만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게 욕설이나 험담을 하는 '저격' 등의 형태가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딥페이크를 활용하여 피해학생의 얼굴을 활용한 음란물을 만들어내는 지인능욕의 형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교폭력 피해율은 0.9%, 2019년 대비 0.7% 감소하였다. 반면, 사이버폭력 피해율은 20198.9%에서 202012.3%3.4%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밖에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온라인 수업 전환 후 청소년 미디어 사용실태 조사결과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만15~18세 청소년의 65.5%가 인터넷 및 미디어 사용이 증가했으며, 사이버폭력 경험이 48.3%로 거의 과반수의 청소년들이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이버폭력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UN Human Rights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동청소년들이 온라인상에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증가됨에 따라 각 국가에서 이들을 위한 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증가된 위험 속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사이버폭력은 기존 학교폭력과는 달리 온라인상에서 은밀하고 교묘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든 집요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 그 고통이 매우 심하다. 하지만 다양하고도 새로운 방법으로 계속 진화하며 발생하기 때문에 교사나 부모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학생뿐 아니라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사이버폭력을 감지할 수 있는 체계 및신고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사이버폭력 발생 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학교 소속이 아닌 경우에는 현재의 학교폭력 대응방법으로는 다루기 어렵다. 또한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만 19세 이하 청소년들은 소년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 이에 최근 들어 사이버폭력에 대한 정책 및 법적 조치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특히 피해학생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법적 및 제도적 방안 모색이 강조되어야 한다.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가해학생 접촉금지 조치에 휴대전화 및 SNS 등을 활용한 접근을 포함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며, 민관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피해 학생 및 학부모 대상 서비스의 제공도 필요하다.

 

사이버폭력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사이버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책무성을 강화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함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 진화하는 사이버폭력으로부터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안전망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