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교육재단 소식지「참사람 36.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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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람 인터뷰

나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을 함께 견인하는 구영원 올드림 대표

구영원(올드림 대표)

 

 

구영원 대표는 지난 2007년 교보생명 희망다솜 장학생으로 선정되며 교보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현재 그녀는 필라테스·요가 전문가로서 자신의 센터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사업가이자 교육단체 올드림의 대표로서, 보호종료를 앞둔 청소년과 보호종료 이후 부침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자립 노하우와 성장을 나눔 하고 있습니다. 희망다솜 장학생 후배들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 자립준비청년들에게는 배우고 싶은 롤모델로 역할하며 성공적인 자립의 아이콘이 된 그녀를 만나 참사람의 가치를 들어보았습니다.

 

 

청소년기를 기관에서 보내셨어요. 어떤 부분에서 가장 어려움이 많으셨는지, 그리고 어떤 꿈을 가지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집 이름은 그룹홈 ‘꽃담’이었어요.

 

그룹홈은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아동들을 공동생활가정의 형태로 보호하는 시설입니다. 제가 기관에 있었던 시절은 그룹홈이 막 생기기 시작한 때였어요. 법적인 지원체계가 미흡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고, 학원이나 과외같은 사교육은 그림의 떡이었죠.

 

이 시기 저는 미술에 푹 빠져 있었어요. 어린시절 학대, 방임, 부모의 부재 등 많은 우여곡절을 보내니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거든요. 미술은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미술을 전공하고,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죠. 고등학교도 특목고로 진학해 3년 간 그림을 그렸었어요. 하지만 미대는 등록금부터 재료비까지 저처럼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이 걷기에는 너무 비싼 꿈이었어요. 결국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꿈꾸던 진로를 포기해야 하는 이 상황에 방황이 시작됐고, 대학 진학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기관 센터장님께서 먼 미래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대학은 진학해야 한다며 저를 설득하셨어요. 그렇게 저는 비록 미대 입학이 아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대신 교보의 ‘희망다솜’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교보생명 희망다솜 장학생이 되신 후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이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대학에 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어요. 그리고 얼마 후 사회적 가족이 생겼어요.’

 

제가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센터장님이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상담을 하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죠. “영원아, 이제 너 혼자야. 아무도 너를 도와주지 않아, 왜냐하면 너는 이제 어른이거든” 그 말이 가슴에 닿았어요.

 

그리고 얼마 후 운명처럼 교보생명 희망다솜 장학생 모집공고를 만났습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학교를 갈 수 있었죠. 그 때부터 진로를 바꾸어 입시를 새롭게 준비했어요. 급하게 변경하느라 매우 힘들었지만 조금씩 희망이 싹 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과를 선택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결국에는 이렇게 잘 성장 할 수 있었잖아요.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싶었죠.

 

지난 십 수 년 간 희망다솜 일원으로서 느낀 것은, 정말 따뜻하고 특별한 커뮤니티라는 점입니다. 희망다솜 선배들은 신입 장학생에게 이렇게 인사해요. “희망다솜 가족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리는 모두 이  안에서 ‘사회적 가족’이 되어가요. 교보교육재단으로 인연을 맺었지만 단순한 장학금 지원 이상으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실수는 안아주고, 때로는 힘이 되는 사회적 가족이요.

 

같이 캠프에서 추억을 쌓고, 고민을 나누고, 같은 학교 신입생이 있으면 이끌어주고, 취업 고민이 있는 예비 졸업생은 현 취업 중인 선배가 밀어주고, 인생에서 가장 축하받을 결혼식을 같이 하고, 인생의 마무리인 장례식을 지켜주고...우리는 모든 생애주기의 순간들을 함께 하고 있어요. 이제 곧 20기를 새롭게 선발하는데, 벌써 새로운 가족이 기대가 됩니다.

 

 

최근 정부가 자립준비청년의 지원기간을 만 18세에서 24세로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홀로 자립을 준비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대표님 입장에서는 그 소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저는 2013년도부터 ‘바람개비 서포터즈’로 활동했어요. 앞서 자립을 경험했던 선배들이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모임이에요. 보건복지부장관의 위촉을 받아, 아동권리보장원 아동보호본부 자립지원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창기 부회장, 회장 등의 임원을 맡아 홍보팀, 방문교육팀, 멘토링팀, 봉사활동팀 등으로 구성을 체계화하고 시설에 살고 있는 후배들과 자립 노하우를 교류하면서 이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위해 목소리를 내었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오랜 기간 목소리를 낸 결과가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정책안이라고 생각해요. “자립의 길, 따뜻한 포용정책으로 동행, 관계부 합동으로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으로 공평한 삶의 출발기회 보장” 이 기사를 보는 순간 환호성을 질렀죠. 

 

기사를 읽어 내려가며 함께 목소리를 낸 1~11기 서포터즈, 아동권리보장원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주신 이동욱 바른진로진학연구 소장님이 생각났어요. 소장님은 일찍부터 자립준비청년의 문제와 그 심각성을 인지하셨어요. 위탁종료 아동들의 안정된 자립기반 조성을 지원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행동으로 보여주셨죠. 함지영 선생님, 김보욱 선생님까지 이 세 분이 제안서를 작성해서 수많은 재단, 기업들에게 제안을 했었지요. 복지부가 관심을 갖기 전 까지 노력하셨어요. 그리고 아동자립지원단의 ‘바람개비 서포터즈’ 활동이 시작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주셨어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자립준비청년에게 먼저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주고, 목소리를 내준 이들이 있었기에 정책 개선까지 이루어졌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목소리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였는지, 그리고 목소리를 내 준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요.

 

 

새롭게 발표된 개선책 외에도 정부나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자립준비 청년을 위해서 꼭 고려되어야 할 정책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개선책으로 많은 부분들이 보완되었어요. 이제는 우리가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제도의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의 자립을 스스로 생각하고, 삶에 의지를 갖고 행동으로 보여줄 때입니다.

 

제가 최근에도 퇴소를 앞둔 보호 중인 아동들을 만났는데요. 만나서 자립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아동들의 수가 많이 줄었어요. 물론 좋은 변화이기는 하지만 제도가 너무 좋아져서 자신의 생각을 자립하지 못하고 제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느껴요.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사회복무 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었는데, 한 수강생이 이런 질문을 했어요. “요즘 청년들은 하나 같이 어려운데 왜 자립준비청년만 혜택을 많이 줘야 합니까?” 그 질문에 할 말이 없었어요. 잘 살펴보면 복지 사각지대에 있어 도움을 못 받는 저소득층 청년들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복지의 개념과 인식개선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관에서 보호 중이라서’, ‘혹은 부모가 없어서’와 손을 내미는 동정의 사회복지보다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친구들에게 더 큰 응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보호 중인 친구들의 양육 교육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깊게 생각하고 살아갈 동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거든요. 이시기에는 양육자와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양육자 교육을 보육과 학습지도로 체계화해서 교육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퇴소 청년들은 자립 이후의 사례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요즘 보호 중인 아동은 대부분 부모님이 있어요. 사실 부모님이 있는 청년들이 자립하기가 더 힘들어요. 정서적 학대나, 물질적 요구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도의 분위기는 원가족 복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하더라도 자립에 저해가 된다면 과감하게 연을 끊는 것이 맞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육과 제도가 마련되면 좋을 것입니다. 

 

 

교육단체 올드림을 설립하시고, 전국의 보호종료 예정 청소년들을 만나며 다양한 강연 활동을 이어가셨어요. 올드림의 설립 취지와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올드림은 회사의 이름처럼 모두의 꿈을 응원하는 교육회사입니다. 회사 설립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네요. 지난 10년 간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대학원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거쳤어요. 사회복지학, 요가학, 스포츠의학, 보건학 등등.

 

올드림은 교육컨설팅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 부문은 대학사업, 건강(요가&필라테스)사업, 자립교육 등으로 나뉩니다. 각 카테고리 안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하고 있어요. 대학사업은 대학교를 대상으로 취업, 창업, 보고서, 포럼 등을 진행하고, 건강(요가&필라테스)사업은 영원요가&필라테스센터를 운영하며 예약제로 레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립교육은 보호종료를 앞둔 청년들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으로 보호아동 및 양육자의 교육, 퇴소 후 청년 대상의 자립 코칭 등이 이루어지며 올해는 교보생명과 함께 ‘금융교육 및 자립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교보생명과 함께하는 자립준비청년 금융교육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국내에서 아마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일텐데요, 자립준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실습형 금융교육입니다. 100만원의 자립성장지원금을 제공하고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코치하는 내용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저를 포함하여 보호종료의 과정을 겪었던 당사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립 노하우를 체계화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올드림은 자립준비청년이 법적제도 및 지원체제 부족으로 금융교육을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데 주목했습니다. 이들의 특수성에 맞춤화된 성장지원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10년 이상 자립 경험이 있는 보호종료 선배들의 자문을 받아 전문성을 향상시켰습니다. 

 

대상은 서울, 경기, 대전, 인천, 대구, 광주, 부산 지역 자립준비청년 150명이며,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내용은 1차. 금융이해도 진단, 재무상태, 수입지출 점검, 2차. 초급 금융교육 및 은행별 저축상품 비교와 컨설팅, 3차. 중급 금융교육 시험 및 위험, 부채, 상품의 특장점, 4차. 자원활용 및 각종 지원사업 신청 서류 컨설팅 등입니다. 

 

이 사업은 금융교육 및 실습에 그치지 않고, 자립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나눔할 수 있는 자립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립을 준비하고 있을 후배 보호종료아동들에게 꼭 해주고픈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try everything’

 

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항상 이야기 속에, 가슴 깊이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교훈이 담겨 있거든요.

요즘은 주토피아의 주제곡인 ‘try everything’을 자주 듣고 있어요.

 

누구든지 처음에는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통해서 배우고 실패를 이겨내는 방법을 익히면서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가사입니다. 마치 저의 지난 10년의 세월이 담긴 노래 같아요. 

 

저는 자립을 앞둔 후배 청년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요. 시설을 벗어나 사회에 첫 발을 딛는데 실수와 실패가 없을 수 없잖아요. 그러니 실수를 두려워 말고 뭐든 해보세요. 도전의 과정 중에서 우리는 반드시 성장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도 꼭 전하고 싶어요. 후배 분들을 지지해주는 사람들, 대신 목소리를 내어주는 분들에게 대해 감사함을 잃지 말고 자신들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그러니, 일단 뭐든 시작해보자구요!

 

 

대표님 말씀을 듣고 있자니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라요. 참 밀도 높은 삶을 살고 계시구나, 대체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사시는 걸까? 하는 생각이요. 

 

가난, 왕따, 부모 없는 불쌍한 애, 고아와 같은 명사로 설명되던 어둡고 어려운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동화 ‘미운 오리 새끼’의 오리처럼 저를 손가락질하고 무시하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얼마가 강하고, 꿈을 이루는 저력을 가진 사람인지요. 오리들이 손가락질 하던 백조처럼 말이죠. 

 

더불어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해서는 보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을 일찍 배웠어요. 출발선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남들 일할 때는 두 배로 일하고, 휴가일 때는 쉬지 않고 일했어요. 일이던 사람을 만나는 일이던 정성을 다해서 열심히 했어요. 그 결과 지금의 올드림 설립은 물론 교보희망다솜, 바람개비서포터즈, 그 밖의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오늘 하루를 정성스럽게 살아가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교보희망다솜 가족들과 많은 것들을 함께하고 싶네요. 사랑합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강화된 정부의 보호종료 아동 지원책은 많은 사람들이 긴 세월 목소리를 내준 결과라며, 이제는 훌륭하게 자립해나가는 모습으로 보답할 때라고 이야기하는 구영원 대표. 그녀는 후배 청년들이 수동적인 자세로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대신 적극적으로 자신의 앞날을 모색하고 헤쳐 나가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그녀의 바람처럼, 자립준비청년들 모두가 새롭게 정비된 지원책을 발판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