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교육재단 소식지「참사람 36.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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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참사람

마음을 여는 손잡이

글 : 이은겸(참사람 독자)

 

‘참사람 에세이’는 가족, 이웃, 친구, 스승, 우연히 스친 이름 모를 인연 등 지난 시절 내가 만났던 참사람의 따스한 기억을 길어 올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참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 듣는 창구입니다. 매주 웹진 참사람을 통해 아름다운 사연을 소개합니다.

  

  

참사람 에세이 111번째 편지 

마음을 여는 손잡이

 

글 : 이은겸(참사람 독자)

 

 

단골 카센터가 있지요. 쉰 중반 나이에 헌걸찬 사장님은 부처님반토막이에요.

히 무엇을 고치라는 말이 없어요. 다른 곳에 가면 큰일 난 것처럼 이것 고쳐라, 저것 고쳐라! 요것 바꿔라, 조것 바꿔라.’ 겁을 주는데요. 차분하게 점검을 끝내고는 그 부품은 다음 엔진오일 교환할 때 바꾸면 돼요. 조금 더 타세요. 이것은 안전과는 관계없으니 조금 더 타세요.’ 여낙낙한 웃음을 건네요. 그러다가 고쳐야할 때는 이윤을 최대한 배제하고 싸게 셈을 치르게 하지요. ‘그렇게 해서 남아요?’ 걱정스레 말하면 말없이 성긋이 웃죠.

 

하루 정도 맡겨야 할 수리가 생길 땐 집까지 타고 가라며 사장님 새 차도 그냥 내줘요. 주저하면 보험 들어놨으니 걱정 말라며 안심도 시켜주죠. 어디 그뿐인가요? 낡삭은 제 차가 문제를 일으키면 언제든 사장님한테 긴급 전화를 걸 수 있어요.

사장님! 계기판에 노란 등이 켜졌어요. 차가 멈추게 되나요?”

사장님! 엔진체크 하라는 메시지가 떴어요. 어쩌지요?”

 

참 성가실 법도 한데 사장님은 단 한 번도 싫은 내색 없이 문제를 해결해줬어요. 따뜻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저를 안심시켜주었어요. 얼마 전에도 그랬어요. 동탄에서 용서고속도로로 막 진입하려는데 차가 멈춘 거예요.

 

사장님! 차가 섰어요. 무서워요! 고속도로 진입 전인데 어떡하죠?”

허불며떠불며 전화를 걸었는데도 염려 마세요. 제가 해결해 드릴게요.” 침착한 목소리로 저를 진정시켰어요. 견인차가 오는 동안에도 암환자인 제 건강도 함께 걱정해 주면서요.

 

 

그러고 보니 벌레소동도 있었네요. 권영벌레라는 벌레가 자동차 실내에서 발견 된 거예요. 처음에는 한두 마리더니 점점 개체수가 늘어났어요. 그런데 아무리 청소를 해도 없어지지가 않는 거예요. 절망스런 마음에 눈물까지 핑 돌더라고요. 누가 스팀세차를 해보라고 해서 전화를 걸었는데 스팀세차장은 이미 문을 닫을 시간이었고, 더구나 예약제라 며칠 걸린다는 거예요.

 

한시가 급한 저는 카센터에 전화를 걸었죠. 역시나 제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사장님이 지금 카센터로 올 수 있겠냐는 거예요. 물론이죠! 달렸죠.

 

차에! 차에 막 벌레가 날아다니고, ! !” 도착과 동시에 운전석에서 내리며 법석을 떠는데 사장님이 다가와 살피더니 말없이 방역소독기를 가져와 틀었어요. 그런 다음 뒷좌석을 뜯어냈어요. 뒷좌석을 뜯어 낸 자리요? 난리가 아니었어요.

 

으아! 오와! 우와! 머리핀, 머리끈, 포크, 샤프심 통, 동전들, 거기에가 어? 저건! , 바로 저희 집 강아지 사료였어요. 그곳에서 벌레들이 서식했던 거예요. 아마 뒷자리 안전벨트 틈 사이로 강아지 사료가 한 주먹 들어간 듯했어요. 어마지두 흥분해서 비명을 지르는 저와는 달리 차분하게 비닐장갑을 주며 동전도 많이 떨어졌네요, 주우세요.” 라며 순하게 웃어주었지요.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 있다고 했던가요. 돈이 아닌 사람에게 문을 열고 사는 사장님은 진정 제가 만난 참사람입니다그 누구보다 완벽한 하루를 살아가는.